1023 남편의 마음. 교정치료를 해줘야하나 말아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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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혁일원장 댓글 0건 조회 1,716회 작성일 18-11-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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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주 서울바른 교정치과 원장 최혁일입니다^^


10월. 완연한 가을날씨네요. 약간 흐렸던 월요일은 가을타는 날씨였고, 화창했던 화요일은 천고마비의 날씨(?)였네요. 지인들과 점심, 저녁을 모두 같은 중식당에서 먹었습니다(저희 환자 아버님이 운영하는 신시가지 이화ㅈ이라는 곳이에요^^) 두번다 제가 좋아하는 탕수육을 먹었습니다ㅋㅋ


오늘은 교정치료와 직접 관련된 얘기는 아니지만, 교정치료를 하기 전에 가장 망설여지는 '비용'에 대한 얘기를 나누려 합니다^^

어렵고 딱딱한 얘기는 아니구요, 교정치료비용과 관련된 일상적인 에피소드입니다.


"이제는 교정을 받아야겠다. 40대 주부."


며칠전에 오셔서 정밀검사를 받고 오늘 정밀검사를 듣기 위해 오신 주부십니다.

영구치가 선천적으로 4개가 없고, 치아가 없는 부분으로 주변 치아가 쓰러지고 앞니가 많이 벌어져 있었구요. 골격적으로는 주걱턱인 분이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치아가 많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치과 검진을 통해 알고 계셨지만 비용적인 문제로 계속 미루셨었대요.

일단 스무살 정도까지는 유치가 남아있어 어느 정도 기능을 할 수 있었기에 당장 큰 불편함은 없으니 치료를 미루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자 주걱턱인 외모 때문에 다시 한번 교정을 생각하셨지만 외모 개선까지 하려면 수술교정이 필요한 케이스여서 비용 때문에 다시 한번 마음을 접었다고 하십니다.

이제 결혼하고 아이들도 어느 정도 자라고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셔서, 20여년 미뤗던 교정치료를 받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셨대요. 주걱턱은 고치지 않더라도 쓰러진 치아 다시 교정으로 일으켜 세우고, 앞니 벌어진 부분도 닫고 싶다구요. 남편분도 교정치료를 받으면 좋겠다고 동의하셔서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보통 치아가 부족하면 그 공간으로 치아를 옮겨서 덧니도 해결하고 돌출입도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분은 주걱턱이여서 공간을 모두 닫으면 외모적으로 더 좋지 않게 됩니다. 즉, 부족한 치아 4개를 모두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교정치료계획을 '사랑니 1개 및 잔존 유치 발치' '나머지 치아의 교정적 배열' '결손 부위 보철 공간 확보'를 교정치료로 시행하고 마지막으로 임플란트를 4개 식립하는 것으로 세웠습니다.


교정치료비용이 400~500만원 정도. 저희 치과는 임플란트는 하지 않으니 임플란트 4개는 별도로 하셔야 합니다. 합쳐서 천만원이 훌쩍 넘을것으로 예상됩니다ㅠㅠ


천만원. 큰 비용입니다.


지금까지 그냥 살아왔는데 천만원을 갑자기 치과에 쓸 생각하면 얼마나 부담이 되겠어요. 그 마음 이해합니다.

지난번에 대략 교정치료 비용과 예상되는 보철비용을 들으시고 집에 가셔서 남편분과 상의 하셨는데 처음에는 교정치료에 동의하셨던 남편분이 비용을 들으시고 나선 다소 난색을 표명했다고 하십니다. 환자분도 남편분의 마음 충분히 이해하시구요.


그렇죠. 돈 천만원이 누구 이름입니까?ㅠㅠ 10만원짜리 보험을 들으면 100개월치입니다. 경차 한대 살수 있습니다. 경차에 4명은 타잖아요? 그걸 입안에 고스란히 투자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돈이 아무것도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 부동산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그렇죠.

과거 서울대병원에서 진료했을때, 압구정 모 아파트에서 오신 분이 있었는데, 그분이 치료비 내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것만 받고도 병원이 운영되요?" 였습니다. (대학병원은 더 비쌉니다ㅠ)


살면서 덮어두고 그냥 감수하며 살아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어찌보면 이쁘지 못한 치열이나 외모도 감당하고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개성이잖아요^^ 덧니도 이쁜 경우가 많습니다. 개성인데 뭐 꼭 고칠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해결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바로 '통증과 먹는 문제'입니다.


저는 올해 저희 아버지와 장모님 치과 치료를 위해 타지방에 있는 동료 치과 선생님들께 천오백 만원 정도를 썼습니다. 두분 다 이가 좋지 않아서 통증이 심하고 드시지를 못하셔서 임플란트를 대여셧개씩 하셔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해드리면 좋지만 임플란트는 더 잘하는 분들께 맡기고 싶어서 그렇게 했습니다.


두 분 모두 먹지 못하는 문제로 너무 힘들어 하셨습니다. 그리고 장모님은 위 앞니가 하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앞니 만큼은 나이 불문하고 외모에 심각한 문제를 주지요.


아무튼 '먹는 문제'에 봉착하고 나면 이제는 미룰 수가 없게 됩니다.

문제는 '부정교합' 환자의 경우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손해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정교합 환자는 위 아래 뼈의 관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임플란트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심더라도 하중을 견디기에 부적절한 방향으로 심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공간이 부족하거나 너무 많기 때문에, 제대로 된 형태의 보철을 하기 힘든 경우가 많고 불필요하게 많은 보철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끔 이런 분들이 계십니다. '나는 대충 관리하고 살다가 한번에 다 빼고 틀니할거에요' 뭐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정교합이 있는 경우 틀니도 잘 만들기 힘듭니다 ㅠㅠ 이제 갈비는 포기해야죠. (물론 먹는 문제도 감당하면 되긴 합니다 ^^;)

아무튼 뒤늦게 돈들여 치료를 해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40대까지 치아가 없는 공간을 방치해서 4군데 모두 공간이 좁아서 임플란트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다른 부분에는 틈이 많이 생겨서 추가적인 수복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주걱턱 문제로 어금니가 안팎으로 많이 쓰러져 있어서 보철을 하면 치아를 거의 대부분 깎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언제라도 이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정을 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ㅠㅠ


머리로는 백번 교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선뜻 결정하기 힘든 문제. 정말 공감합니다! 남편분도 절대 나쁜 의도로 아내의 치료를 만류하는 것이 아님을 압니다. 현실 생활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해야할 일이고, 나중에는 더 큰 돈 들고, 큰 돈 들여도 효과도 잘 못보는 일.

그래도 결정하기 힘듭니다.


얼마전에 제 아내가 아들래미 영어교재를 사는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앞으로 4~5년은 문제없이 쓸 수 있는 교재라고 하는데 비용이 수백만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무이자할부도 된다고^-^;


돈 잘버는 치과의사라고해도 수백만원은 큽니다. 일단 돈 쓸일 생각하니까 가슴 어디선가 꾸역꾸역 올라옵니다 ㅎㅎ;

우리 좀 더 생각해보자~ 좀 더 저렴한 교재는 없을까? 이런 식으로 말하다가

아이가 영어 좀 못하면 어때? 이렇게 말하며 자기 합리화를 합니다.


환자분과 남편분의 마음이 저와 똑같지 않을까요?

공부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좀 아깝죠.

좀 기다리며 생각해봐도 괜찮을꺼 같죠. 좀 더 저렴한 방법도 있을것 같죠.

이가 좀 못나고 잘 못먹으면 어때?라고 생각도 들죠.


남편의 마음이 다 그런것 같습니다. 아내를 사랑하고 자식을 사랑하는데, 그 돈이 웬수입니다ㅠㅠ


가격상담을 할때 아빠가 같이 오는 경우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해주면 좋은데, 해주고 싶은데, 그런데...


압구정 모 아파트 아주머니처럼, 부동산으로 한달새 몇억이 오른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비슷하게 사는 모든 분들에게 '돈'은 그런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주절주절 돈 얘기하다 끝나네요^^;


아무튼! 모두들 풍성한 수확이 있는 가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다음에 뵐게요^^


by
최혁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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